내가 그린 건 낙서인데 이 사람이 그린 건 작품이 되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누구는 선만 찍 그어도 몇 십 억의 가치를 지닌 예술 작품이 되는데 내 낙서와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걸까’ 하는 그런 생각. 낙서라는 것은 보통 무료한 시간에, 또는 집중이 잘 안 될 때 손에 잡히는 아무 펜을 가지고 아무 종이에나 끄적거리다 보면 나오는 장난에 그치게 되기 마련인데, 그런 낙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아티스트가 있다면 당신은 믿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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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영국의 94년생 팝 아티스트 Sam Cox(샘 콕스), 일명 Mr.Doodle(미스터 두들)이다. 독특한 그림체의 즉흥 드로잉으로 유명한 그는 런던 올드 스트리트역에 있는 팝업 스토어에서 원래 입점하기로 했던 누군가 대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그 때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찍힌 그의 라이브 드로잉 동영상이 지금의 그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에 해당 영상이 공유된 후 전 불과 열흘 만에 약 3,600만 조회 수와 32만의 좋아요, 36만의 공유, 2만 5천 댓글을 기록하며 미스터 두들은 순식간에 세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명으로 떠오르게 되었기 때문.


한편 미스터 두들은 어려서부터 시리얼 포장지에 그려진 캐릭터나, 비디오 게임 또는 만화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그리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가 지금과 같은 카투닉한 그림체를 갖게 된 것에 이러한 유년시절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눈에 띄는 그의 특징은 두들이 거의 흑백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색을 이용할 경우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작업이 훨씬 더 복잡해져버린다는 그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즉, 미스터 두들은 색을 사용할 경우 더 많은 결정을 해야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작업이 진행되는 경향이 있어 결과적으로 흑백으로만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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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까지 종이, 의류 심지어는 길거리에까지 총 15만 점의 두들(낙서)를 그려왔는데, 자신의 작품 수가 100만 점에 도달할 때까지 낙서를 계속 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팝 아티스트인 Keith Haring(키스 해링)에 비교되기도 하는 그의 작품들을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9월 9일까지 아라아트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그의 전시 ‘두들월드’에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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