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경계를 무시하다 – 드래그퀸

트랜스젠더와는 차이가 있다.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성에 대한,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핫한 이야기 소재로 드러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성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드랙퀸을 소개하고자 한다. 드랙퀸, 드래그 퀸(Drag queen)은 ‘여장’을 의미하는 ‘드래그(drag)’와 남성 동성애자가 스스로를 칭할 때 쓰는 표현인 ‘퀸(queen)’이 합쳐진 말로, 옷차림이나 행동 등을 통해 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짧게 정의하자면 남성이 공연이나 오락을 목적으로 여장을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대개 사람들을 즐겁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물리적·심리적 성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남성이 심리적 성에 부합하는 행위로 여성 의복을 착용하는 트랜스젠더와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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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퀸은 성 정체성의 혼란 없이 하는 여장이기 때문에, 남성의 신체 특성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는다. 스커트·브래지어·가발·하이힐·메이크업 등을 활용하면서 목젖·힘줄·근육·턱수염·털 등을 그대로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정상적인 외형을 유지하면서 밤 문화를 즐기거나 사람들에게 유희를 줄 목적으로 게이 클럽이나 성 소수자 페스티벌에서 여장을 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따라서 쉽게 주목 받고 쉽게 시각적 자극을 제공할 수 있는 유명인 모방이 빈번한 것이 특징이다. 마돈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돌리 파튼, 셜리 맥클레인과 같이 개성 있는 이미지의 여배우나 여가수의 스타일을 따라하며, 이를 위해 몸에 꼭 맞는 이브닝 드레스·긴 장갑·금발의 가발·인조 속눈썹·인조 손톱 등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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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여장은 공연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유희적이고 과장된 연출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볼 화장이나 립스틱을 우스꽝스럽게 바르기도 하며, 광택 소재·스팽글·깃털 등을 이용하여 화려하게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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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퀸은 다양한 예술 장르의 소재로도 다뤄졌다. 대표적으로 영화 “헤드윅”, 뮤지컬 “킹키부츠” 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으며, 디자이너 올드햄과 잔니 베르사체는 패션쇼에서 여성 복장의 남성 모델을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미국의 인기 팝 가수 루폴 안드레 찰스(Rupaul Andre Charles)는 드래그 퀸 분장과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고, 드랙 오디션 ‘Rupaul’s Drag Race’라는 프로그램을 시즌 9까지 인기리에 진행했었다.

드랙퀸이 영화 헤드윅을 본 썰

드랙 레이스 최초의 한국인, 드랙퀸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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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남성이나 게이 문화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지만 게이 남성이 아닌 다른 성정체성을 가진 드랙퀸들 역시 존재한다. 다른 성별의 역할을 과장하여 따라하는 드래그는 대중들에게는 앞서 언급한 루폴 등 전문적인 드래그 퀸의 모습이 많이 알려져 있다. 1950년대부터 60년대 사이에는 미국의 동성애자들을 반대하는 것이 합법이 되었던 시대였는데 많은 드래그 퀸이 1969년 6월 28일, 경찰의 현장 급습에 맞서 동성애자 집단이 스톤월에서 자발적으로 데모를 일으킨 사건인 스톤월 항쟁에서 시위를 주도하였다. 이미 서양의 게이 문화에서 흔하며 게이 퍼레이드 등에서 드래그 퀸들의 공연이 행사의 일부로 열리는 경우도 많다.

드랙퀸 ‘허리케인 김치’와 ‘샬롯 굿이너프’ 인터뷰

인터뷰 보기 >>> http://bit.ly/2H8b63H

“드랙퀸의 종류는 너무나도 다양해서, 딱 한 가지 모습과 공연 형태를 꼬집어 ‘이런 게 드랙퀸이야’ 라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집고 넘어갈게요. 아주 예쁘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가진 드랙퀸이 있는가 하면, 수염과 근육을 자랑하는 드랙퀸,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코미디언 드랙퀸, 괴기스러운 모습의 드랙퀸, 화려한 의상으로 초현실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드랙퀸까지, 각각의 드랙퀸의 모습은 모두 다르답니다. 공연 또한 마찬가지예요.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드랙퀸, 립싱크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드랙퀸, 전문 아크로바틱이나 힙합 댄서 수준의 춤을 선보이는 드랙퀸, 스탠드업 코미디로 관중을 웃겨주는 드랙퀸 등 다양한 형태의 드랙퀸 공연이 존재해요. 그렇다면 꼭 남자가 여자로 분장하는 “드랙퀸”만 있느냐? 아닙니다. 여자가 남자다운 모습으로 분장하는 “드랙킹” 또한 존재한답니다. 이 글에 첨부된 사진을 보다보면 드랙킹들의 모습들도 종종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일반적으로는 게이 남성이 여성스럽게 분장을 하는 것이 “드랙퀸”이고, 레즈비언 여성이 남성스럽게 분장하는것이 “드랙킹”이기는 하나, 100%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드랙퀸”이든 “드랙킹”이든, 자신이 입고 싶은 대로 입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죠. 드랙 문화는 이처럼 딱딱하지 않고 개인의 취향과 성향을 존중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드랙퀸 히지양(Heezy Yang)의 말을 그대로 가져온 말이다. 드랙퀸은 이분법적인 성별에 대한 도전하는 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서양에는 드랙퀸 문화가 자리 잡혀 경쟁이 심하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공연이나 스타일에 관련해서 기대치와 선입견이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드랙퀸들이 직접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드랙퀸 공연을 하기에 열악한 나라일 수도 있는 우리나라에서 하나씩 자신들만의 자리를 잡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드랙퀸 ‘쿠시아’의 인터뷰 중 “퀴어 문화 축제에서 (동성애) 혐오 세력 분들이 공연 영상을 따다가 ‘사탄 악령이 씌었다’고 퍼뜨린 적이 있다. 우리는 그저 축제를 위해 놀자고 하는 공연인데, 안 좋게 보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드랙퀸 시장이 더 커지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과 같은 서양만큼 드랙퀸 시장이 커질지는 모르겠지만 전망이 나쁘지는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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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갔다. 유튜브에는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 코스메틱 시장에서 남성 고객이 화장품 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고객이 되어버린 것은 이미 옛날이다. 여러 브랜드에서 남성 전용 쿠션 파운데이션까지 출시하고 있다. 이는 화장이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게 됨을 시사한다.

패션과 미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을 뜻하는 ‘그루밍족’의 등장은, 한국 사회에서 남성의 화장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장하는 남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은 아직 곱지 않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자리잡아가고 있으나,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구분의 경계는 아직 희미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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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페미니즘 운동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이슈화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이슈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다만,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처럼 꼭 여성에 대해, 성의 역할에만 한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성에 대한 본질적인 차별이 없어지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국에서도 드랙퀸, 드랙킹들의 활동도 하나의 예술이고 문화로 보고, 본질적으로 ‘성’과, 나아가 ‘다양성,’ ‘개성,’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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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na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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