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완성도가 있되, 대중적이다.” – SM 기획력의 1승

복고를 재편집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들의 쉽게 파훼할 수 있는 곡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케이팝의 주류를 이끌고 있는 아이돌의 음악의 표준은 대개 따라 부르기 쉬운 훅, 경쾌하며 알아듣기 쉬운 가사와 멜로디를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대부분 상업적인 성과를 중점으로 아이돌 시장이기에 이 같은 구조를 띈 노래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런 상업음악계에 메인 스트림 기획사인 SM은 걸그룹 ‘Red Velvet’을 통해 한 발 빠른 기획력으로 음악성을 잡아가는 시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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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데뷔를 한 레드 벨벳은 행복, Dumb Dumb, 빨간 맛 등의 발랄하고 강렬한 비트를 띄는 댄스곡 위주의 레드 컨셉과 Be Natural, 7월 7일 Peek-A-Boo 등 부드럽고 클래식한 느낌의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벨벳 컨셉의 감각적인 이미지를 번갈아가며 상업성과 음악성 모두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를 내비쳤다. 그러나 레드 컨셉은 주로 대중들에게, 그에 비해 다소 어둡고 매니악한 벨벳 컨셉은 평론가와 일부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경향을 보이며 모든 컨셉이 모든 계층에게 같은 만족감을 주는 활동 성과는 나타내지 못했다.

현재에 이르러 ‘ROOKIE’, ‘빨간 맛’ 등 종전 두 번을 모두 레드 계열의 타이틀곡으로 활동한 뒤 정규 2집을 맞이했다. 정규 2집 <Perfect Velvet>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동안 찾을 수 없었던 벨벳 컨셉. 앨범 내 트랙들은 하우스, 퓨처 베이스, 팝,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차용하며, 멜로디와 비트의 배치가 변화롭지만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복고를 재편집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들의 쉽게 파훼할 수 있는 곡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러나 후렴의 반복, 챈트 같은 타이틀곡 ‘피카부(Peek-A-Boo)’의 매력을 앞세워 동요처럼 쉬운 멜로디와 무게감 있는 음악이 공존하는 음악들을 어필하기 시작한다.

정규 2집에 대한 반응은 남달랐다. 양분하던 두 컬러를 적절히 섞었던 결과로 대중적인 지지층을 가져다주었고, 데뷔 이래 최다 음반 판매 (10만장 이상)를 기록하며 상업적 기준인 차트 순위 까지 벨벳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한 쪽(레드 컨셉)으로 쏠리던 저울의 기울기는 평형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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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줄 리패키지가 2018년 1월 29일날 발매되었다. 앨범명은 <The Perfect Red Velvet>로 바뀌었다. 기존 음악들의 답습이 아닌 SM의 실험적인 사운드의 연장선상에 놓여져 있는 곡들로 2000년대의 R&B느낌의 세 곡을 더해 음악성의 완벽함을 곁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트랩 비트와 결합한 R&B로 무게감 있는 ‘BAD BOY’, 디스코풍의 펑키함을 곁들인 복고 분위기 물씬나는 신디사이저가 특징인 미디엄 템포의 “All Right”, 미국식 정통 R&B를 시도한 “Time To Love”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변신을 시도했다. 특히, 레드벨벳의 특유 보컬의 질감으로 유기적으로 배치된 솔로 파트와 합창 파트가 보컬실력의 증명이 아닌, 하나의 악기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레드벨벳 팀의 특징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고수됐다.

<The Perfect Red Velvet>이란 앨범명은 레드 콘셉트와 벨벳 콘셉트이 공존한다는 의미보다, 답습을 거부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컨셉을 드러낸다. 이와 동시에 발전과 성장이라는 긍정의 요소를 맞은 곡들로 걸그룹 “Red Velvet” 의 새로운 면모를 찾은 것이 앨범 작명에 작용한 게 아니었을까. ‘BAD BOY’는 ‘피카부’와 연장선상에 있지만, 전작보다도 무게감과 후렴의 캐치감이 부족하기에 화제성이 사라진 후 상업음악의 지표에서 더 사랑받을지 미지수다. 그럼에도, 레드벨벳이라는 브랜드의 음악적인 신뢰를 가져다주며 탄탄하게 만들었음은 모두가 동의할만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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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은 인디씬의 독립 음악가들 사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인 반면, 상업음악계에서 찾기 힘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언제나 앞서나가야 하는 숙명을 띠고 있는 대형 기획사에서 일구어낸 “Red Velvet”이라는 브랜드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였다고 생각한다. 대형 기획사가 간간히 했던 실험적인 노래들이 역사를 이루며, 음악성을 아이돌에게 녹이고자 하는 욕심이 끝내 빛을 발했다고 본다. 가장 최신을 담고 있으면서, 소속사의 역사가 쌓아올린 이번 성과는 아이돌 그릅에게도, SM 기획사에게도 특별한 기록으로 남을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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