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수학여행 필수 준비물에는 항상 1회용 필름 카메라가 있었다.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 세상에는 일명 ‘얼짱’ 유행으로, 캠코더 보급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의 시대로 변천한 것이다. 지금은 누구나 고화질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휴대폰을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점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듯 하다 최근 다시 떠오르는 취미 중 하나가 바로 필름 카메라다.
적은 컷 수와 결과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전성기를 넘겨줬던 필름 카메라가 역설적으로 적은 컷 수와 ‘예측 불가능성’을 앞세워 반격 중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시간 속 기다림의 미학을 말할 때 필름 카메라를 빼놓고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단 한 컷의 사진을 찍기 위해 초점을 수동으로 맞추고, 기다리고, 호흡을 멈춘다. 현상 결과물을 받을 때까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 단점이 장점으로 바뀐 좋은 예시가 아닐까.
대규모 커뮤니티 속 필름 카메라 갤러리가 생성된 년도는 2017년으로 아직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았으나, SNS를 보면 필름 카메라 혹은 필름 카메라 어플을 이용한 사진들이 점점 더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밀레니엄 세대 마니아층이 두터워졌다는 뜻이다.
필름 카메라 중고 구매 및 수리, 현상소는 종로구 혹은 중구에 밀집되어 있다. 현상소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스캔할 수 있으며, 원할 경우 택배로 접수하고 사진을 받아볼 수도 있다.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빨리빨리’의 현실을 뒤로 하고 기다림의 미학을 한 번 느껴보는 건 어떨까? 새로 시작된 올 한 해, 새로운 취미를 찾는다면 필름 카메라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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