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Grammy Awards 하이라이트로 보는 미국 사회

평등, 풍자, 그리고 소중이.


1959년에 시작되어 벌써 60회를 맞은 그래미어워즈 시상식이 몇 시간 전 끝났다. 마이클잭슨, 아델 등 시대를 이끄는 아티스트를 현직 프로듀서, 아티스트, 음반사 임원 등이 선발하여 시상한다. 그래미어워즈에서 수상하는것, 특히 본상 4개부문(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최고 신인)에서 수상하는것은 아티스트에게 그야말로  최고의 영예로 받아들여지기에 각계 각층의 선구자들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렇듯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즐기는 축제와 같은 시상식이다 보니, 재밌는 해프닝과 논란거리들이 발생한다. 올 해 그래미어워즈에서 벌어진 재밌는 일들과 논란거리에 미국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성이 단편적으로 들어나는 바, 아래와 같이 모아봤다.

 

양성평등과 여성보호를 위한 무브먼트 – Time’s Up 캠페인과 #MeToo

“오늘 밤, 저는 뮤지션을 넘어 젊은 여성으로써, 이 홀에 있는 음악 산업을 구성하는 자매들의 대열에 자랑스럽게 서있습니다. 예술가, 작가, 조연출, 퍼블리셔, CEO,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 이 산업 모든 분야에 있는 여성들의 대열 말이죠. 우리는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이고, 엄마이고, 자매이고, 인격체입니다. 우리는 평화를 지향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해야합니다. 감히 저희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싶습니다. 이제 끝났어요. 불평등한 급여, 차별, 모든 종류의 희롱, 그리고 직권 남용은 이제 끝났어요. 왜냐면, 보시다시피, 이것들은 할리우드에서만 자행되고 있는게 아니에요. 워싱턴에서만 자행되고있는것도 아니죠. 우리 음악 산업에서도 자행되고 있어요. 우리가 문화계에 파급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듯,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잘못된 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는 힘도 있어요. 그러니 여성분들 그리고 남성분들, 우리와 함께 해 주세요. 더 안전한 업무환경과, 평등한 급여체계, 그리고 양성이 기회에 대해 동등한 접근성을 가진 세상을 만들어가는 연합된 음악인들로써요. ”

R&B싱어이자 프로듀서, 그리고 모델인 Janelle Monae가 그래미어워즈에서 Kesha의 축하공연을 소개하며 던진 멘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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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어워즈 2018의 Janelle Monae

미국 전 사회적으로 유리천장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지는 이미 오래, 대중의 사고방식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고질적 문제를 바로잡자는 의도로 “이제 (침묵하는것은)끝났어.”를 의미하는 <Time’s Up> 캠페인, 그리고 성폭력 경험을 숨기지 않고 성폭력 피해자들이 연대를 이루어 고발하는 #MeToo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것이다. 실제로 그래미어워즈는 2013-2018년도 사이 시상 후보중 91%가 남자, 9%가 여자로, 후보자 통계자료만 바라봤을 때, 성 불평등 의혹에서 자유로울수는 없는 행사다. 이번 그래미어워즈에서는 캠페인 참가자들이 흰 장미를 다는 방식으로 캠페인 참가를 상징하였고, Lady Gaga, Kesha 등 다수의 여성 아티스트들이 흰색으로 성적 억압에 저항하는 의식에 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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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어워즈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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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어워즈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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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어워즈 2018

같은 맥락에서 그래미어워즈 직전에 열린 미국 영화계의 축제인 골든글로브 2018 시상식에서는 검정색 드레스를 입는것으로 <Time’s Up>캠페인에 참여 할 수 있었고, 안젤리나 졸리, 엠마스톤 등 수많은 영화인들이 검정 드레스를 입고 나타남에 따라 식장이 검게 물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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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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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2018

피크에 다다른 성적 개방성 – 소중이 발언으로 호감도 급상승한 Cardi B

2016년 데뷔한 미국의 래퍼이자 미국 여성 래퍼로서 최초 솔로 음원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한 주인공 Cardi B. 2017년에 발매한 싱글 <Bodak Yellow>는 태평양 건너의 우리의 귀에까지 이미 익숙해 져 있다.

이미 대세인데, 그래미어워즈 수상 후보에 든 느낌이 어떻냐는 질문에 라이브로 소중이를 언급하여 미국 전역의 열광적인 팬덤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고, 수많은 언론사들이 그녀의 쿨함 내지는 귀여움을 칭찬하는 기사가 지면을 덮었다.

“저 기분 좋아요. 초조하고 압도당하는듯한 느낌도 들고요. 나비가 들어있는것같은 느낌이에요. 제 뱃속이랑, 소중이(Vagina) 안에요 ㅋㅋㅋ!”

이 말을 제시, 헤이즈 혹은 키썸이나 트루디가 생방송 도중 뱉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정치 풍자 – 기립박수를 자아낸 Kendrick Lamar의 퍼포먼스

“Kendrick Lamar는 아이콘이다.”

그래미어워즈 2018에서 풍자적 성격을 강하게 띤 퍼포먼스를 보여준 Kendrick Lamar에게 문화적 거물들과 정치인들이 트위터에 쏟아낸 찬사이다. <With or without you>로 전세계 로큰롤을 평정한 U2, 흑인 스탠딩코미디의 대가 David Chappelle과  함께 오프닝 무대에 선 Kendrick Lamar가 전쟁과 국수주의를 연상시키는 성조기 VJing와 군복 댄서들 사이에서 미국 공권력의 부당함과 폭력성을 비판하는 가사의 <XXX>를 부르는가 하더니,  이어 “자유의 얼굴에 금이 가고있다”는 가사를 담은 U2의 <Get out of your own way> 가 흘러나왔다. 같은 무대 위에 선 David Chappelle은 “미국에서 정직한 흑인을 보는것보다 무서운것은 정직한 흑인이 되는것이다. 이 방송 나가도 되는것 맞지?”라는 발언을 하여 한 편의 풍자극같은 공연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붉은 옷을 입은 댄서들이 줄지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으로 마침표를 찍던 시점에 이 공연은 이미, 위대한 아티스트가 가진 힘을 여지없이 보여준 최고의 예시중 하나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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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샤펠 할렘체험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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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샤펠 할렘체험썰

예술적(장르적) 다양성 함양에 대한 대중의 요구 – 본상 수상 장르 논란

“그래미어워즈는 매 해 하던대로 또 했지 뭐.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하고, 가장 돈 되는 선택을 하고, 가장 가족친화적인 선택을 하는 것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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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s What I Like>의 Bruno Mars가 본상 4개 부문 중 신인상을 제외하고 3개 부문을 석권하는것을 본 대중들의 비판이다. Kendrick Lamar가 최고의 랩 앨범, 최고의 랩 노래, 최고의 랩 퍼포먼스, 최고의 랩 콜라보레이션 4개 분야에서 수상했지만, 해당 네 분야 모두 “랩”장르에 국한된것으로, “올해의 앨범”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우리 나라로 치면 “대상”에 해당하는 본상 부문에서는 전혀 입지가 없었다. 이는 작년에 발매된 음악 중 아마 가장 인기가 많았던(고로 아마 가장 대중적이었던) <Despacito>를 부른 Luis Fonsi, <Shape of you>를 부른 Ed Sheeran, <4:44>를 부른 Jay-Z보다 대중성 혹은 음악성 어떤 분야에서든 더 뛰어났어야 한다는 것인데, 전문가/ 대중을 막론하고 이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트위터에 불만 섞인 목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리는 것이다. 특히 장르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가 아니냐는 목소리에 가장 많이 힘이 실리고 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올 해 그래미어워즈에서 가장 많은 부문을 석권한것이 Bruno Mars와 Kendrick Lamar 두 사람으로, 이들이 모두 유색인종이었다는 사실은 시사점이 크다. “백인 위주의 시상”에 대한 의혹을 완전히는 아니지만 대부분 잠재웠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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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o 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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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그래미어워즈 2018은 단순히 인기 아티스트에게 상을 주는 자리 이상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아티스트들은 말하고싶은 메시지를 예술의 형식으로 전달했으며, 대중은 후보선정부터 시상까지 미국 문화계의 지도자들과 디테일한 대화를 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개방적 문화가 여기저기 표현되었으며, 사회의 문제점들이 공론화됐다.

이를 가능케 한 예술가들의 모습. 예술가들이 예술의 영향력을 믿고, 예술가로써 스스로의 힘을 믿는 모습은 모든 문화계에서 자주 눈에 띄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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